신차를 계약한 소비자가 받는 서류에는 최소 세 개의 이름이 등장한다. 계약서에 적힌 법인, 보증을 이행하는 법인, 그리고 몇 달 뒤 리콜 안내문을 보내오는 법인이다. 셋이 같을 때도 있고 다를 때도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말해야 하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수입차는 이 구조가 특히 겹겹이다. 브랜드 이름 하나 아래에 서로 다른 법인이 최소 둘, 많게는 넷까지 들어간다. 그리고 2026년 4월, 메르세데스-벤츠는 그중 하나를 바꿨다. 판매 계약의 주체다.
코리아와 딜러사는 다른 회사다
국내에서 수입차 브랜드는 보통 두 겹으로 움직인다. 위쪽에 수입과 유통을 총괄하는 법인이 있고, 아래쪽에 실제 전시장을 운영하며 차를 파는 판매사가 있다. 앞의 것이 흔히 코리아라는 이름을 달고, 뒤의 것이 딜러사다. 이 구분은 수입차 유통 구조에서 브랜드 전반을 놓고 다룬 적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주식회사가 수입과 유통을 맡고, 2026년 4월 기준 전국 11개 공식 파트너사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이 11개사는 벤츠코리아의 지점이나 자회사가 아니라 각각 독립된 법인이다. 지분 관계도 재무제표도 따로 있다.
소비자가 헷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전시장 간판과 직원 명함에는 브랜드 로고가 찍혀 있지만, 그 전시장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는 브랜드 본사가 아니다. 같은 브랜드의 다른 전시장은 또 다른 회사일 수 있다.
| 영역 | 담당 주체 |
|---|---|
| 수입, 인증, 물량 배정 | 수입사 |
| 가격 정책 | 수입사 (2026년 4월 이후) |
| 판매 계약 | 수입사 (2026년 4월 이후) |
| 전시, 시승, 인도 | 딜러사 |
| 정비 | 딜러사 서비스센터 |
| 보증 이행 | 수입사 기준, 딜러사 창구 |
| 리콜 시정조치 | 수입사 |
| 인증중고차 | 딜러사 |
2026년 4월 13일, 계약 주체가 바뀌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026년 4월 13일부터 리테일 오브 더 퓨처, 줄여서 RoF라 부르는 판매 방식을 시행했다. 보도된 내용의 핵심은 두 가지다. 재고와 가격을 수입사가 통합 관리하고, 판매 계약의 주체가 딜러사에서 수입사로 옮겨간다.
이전은 도매와 소매의 구조였다. 수입사가 딜러사에 차를 넘기고, 딜러사가 자기 재고로 보유하다가 소비자에게 팔았다. 딜러사가 재고 위험을 지는 대신 할인 재량도 가졌다. 전시장마다 조건이 달랐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RoF에서는 수입사가 차량 소유권을 유지한 채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고, 딜러사는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딜러사는 재고 부담에서 벗어나는 대신 가격 결정권을 놓는다.
소비자에게 달라지는 것
| 항목 | 이전 | 2026년 4월 13일 이후 |
|---|---|---|
| 차량 재고 보유 | 딜러사 | 수입사 |
| 판매 계약 당사자 | 딜러사 | 수입사 |
| 가격 | 전시장별 상이 | 전국 단일 |
| 딜러 재량 할인 | 있음 | 없음 |
| 딜러사 수익 방식 | 매매 마진 | 수수료 |
| 시승, 인도, 정비 | 딜러사 | 딜러사 유지 |
값을 깎는 협상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대신 어느 전시장에 가도 같은 값이 나온다. 수입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할인 정책을 직접 운용한다고 밝힌 만큼, 할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할인을 결정하는 주체가 바뀐 것에 가깝다.
계약서를 받으면 당사자란에 어느 법인 이름이 적혀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다. 보도된 구조와 실제 서류가 어긋날 여지는 늘 있고, 분쟁이 생기면 서류에 적힌 이름이 기준이 된다.
바뀌지 않은 것, 리콜과 정비
판매 방식이 바뀌어도 안전과 정비의 책임 구조는 그대로다.
리콜은 수입사가 한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10월 공고한 벤츠 차량 시정조치에서 주체로 표기된 법인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주식회사였고, 공고 문구는 해당 법인이 제작 또는 수입하여 판매한 자동차라고 적고 있다. 딜러사 이름은 여기 등장하지 않는다. 리콜 대상 여부와 진행 상황은 전시장이 아니라 자동차리콜센터에서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정비는 딜러사가 한다. 자동차관리법상 서비스센터는 정비업 등록 대상이고, 등록 주체는 그 센터를 운영하는 딜러사다. 같은 브랜드라도 센터마다 운영 법인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브랜드별 정비망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는 수입차 정비망에서 따로 정리했다.
한 가지 더 있다. 자동차관리법 제2조의 자동차매매업 정의에서 신조차는 제외된다. 신차 판매는 매매업 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이고, 딜러사가 중고차를 취급할 때는 별도의 등록이 필요하다. 인증중고차 사업이 딜러사 단위로 움직이는 배경이다. 보증이 차량을 따라가는지 사람을 따라가는지는 보증 이관에서 다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말하나
- 차량 결함과 안전 문제는 수입사다. 리콜 대상 여부는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서 조회한다.
- 계약, 가격, 인도 지연은 계약서 당사자란에 적힌 법인이다.
- 정비 품질과 수리비는 해당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 딜러사이고, 해결되지 않으면 수입사로 올린다.
- 보증 적용 범위 분쟁은 보증서를 발행한 주체다.
- 어느 쪽도 응답하지 않으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절차로 간다.
창구를 잘못 고르면 시간만 흐른다. 딜러사에 리콜을 따져도 딜러사에는 결정권이 없고, 수입사에 정비 품질을 따져도 수입사가 직접 수리하지는 않는다. 구제 창구를 단계별로 고르는 방법은 소비자 구제 경로에 정리해 두었다.
숫자로 본 규모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307,377대로 전년 대비 16.7% 늘었다. 이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는 68,467대였고, BMW 77,127대에 이은 2위였다. 이 물량을 11개 판매사가 나눠 맡는다. 금융 조건이 브랜드마다 달라지는 재원 구조는 수입차 금융 프로모션 재원에서 별도로 다뤘다.
확인되지 않는 것
- 딜러사가 받는 수수료율과 산정 방식은 공개되지 않는다.
- RoF 시행 이후 실제 판매가가 이전 평균 대비 오르내린 폭은 집계된 공개 자료가 없다.
- 개별 딜러사의 시행 이후 수익 구조 변화는 공시로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 다른 수입 브랜드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지, 시기가 언제인지는 확정된 발표가 확인되지 않는다.
근거와 출처
- 국토교통부 자동차 시정조치 공고 2024년 10월 24일. 시정조치 주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주식회사, 제작 또는 수입하여 판매한 자동차로 표기. 소비자24 게시본 확인.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5년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통계, 2026년 1월 6일 발표. 총 307,377대, 전년 대비 16.7% 증가, 메르세데스-벤츠 68,467대, BMW 77,127대.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리테일 오브 더 퓨처 시행 관련 보도, 2026년 4월 13일자 복수 매체.
- 자동차관리법 제2조. 자동차매매업 정의에서 신조차 제외, 서비스센터의 정비업 등록 대상 여부.
- 쓰지 않은 것. 딜러사별 매출과 수수료율, 시행 전후 판매가 변동 폭, 딜러사 명단. 공개 자료가 없거나 기준시점이 오래되어 현재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공개된 제도 자료와 보도를 정리한 것이다. 판매 제도와 법령은 개정되며, 개별 거래의 권리와 의무는 계약서 문구에 따른다. 딜러스노트는 특정 차종이나 판매처를 추천하지 않는다. 인용 출처는 위 근거와 출처 항목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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