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브랜드 전시장 두 곳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조건이 달랐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두 전시장을 운영하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살 때 마주치는 조직은 최소 셋입니다. 차를 들여오는 곳, 파는 곳, 돈을 빌려주는 곳. 이 셋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알면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간판은 하나, 법인은 여럿
수입차 유통의 기본 구조는 수입사(임포터)와 딜러사의 분업입니다. 그리고 딜러사는 수입사의 지점이 아니라 별개의 독립 법인입니다.
| 수입사 | 딜러사 | |
|---|---|---|
| 주로 하는 일 | 수입·인증, 물량 배정, 보증 정책, 부품 공급 | 전시장 운영, 판매, 정비 서비스 |
| 소비자와의 관계 | 직접 계약하지 않음 | 매매계약의 상대방 |
| 수 | 브랜드당 1곳 | 브랜드당 여러 곳 |
딜러사가 독립 법인이라는 사실이 형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는 근거가 있습니다. 과거 한 수입 브랜드의 딜러사들이 정비 공임을 담합한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습니다. 담합은 서로 독립된 경쟁사업자 사이에서만 성립합니다. 규제 당국이 딜러사들을 경쟁하는 별개 회사로 본다는 뜻입니다.
브랜드 진출 초기에는 딜러사가 한 곳뿐인 경우가 많았고, 시장이 커지면서 복수 딜러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한 브랜드 안에 여러 딜러사가 있다면 그들은 같은 고객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국산차도 한 몸이 아니다
국산차 판매망은 두 갈래입니다.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지점과, 별도 사업자가 운영하는 판매대리점입니다.
차이는 고용 형태에서 드러납니다. 직영지점의 판매사원은 제조사 소속 직원이고, 대리점의 판매사원은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대리점주가 건물과 설비를 갖추고 회계와 세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독립 사업자이며, 그곳의 판매사원을 제조사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차이가 상담 품질이나 사후 응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습니다. 직영이 더 낫다거나 대리점이 더 유연하다는 이야기가 오가지만, 근거를 가지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저희가 확인 가능한 것은 계약 상대가 누구인지가 다르다는 사실뿐입니다.
금융사는 또 다른 회사다
전시장에서 할부나 리스를 함께 안내받으면 브랜드가 직접 금융까지 해 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는 별도의 금융 법인입니다. 브랜드 이름을 단 파이낸셜 서비스 회사들이 여기 해당하고, 국산차도 계열 캐피탈사를 통한 같은 구조입니다.
업권으로 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리스)은 등록제이고 신용카드업만 허가제입니다. 예금을 받지 않고 여신만 취급하는 회사라, 자금을 조달해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이 점이 금리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전시장에서 받는 조건은 딜러사의 차 값과 금융사의 금융 조건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두 숫자는 각각 다른 회사가 정합니다. 나눠서 비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신차 판매는 중고차 매매업이 아니다
제도적으로 짚어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매매업의 정의에서 신조차는 명시적으로 제외되어 있습니다. 즉 신차를 파는 것은 중고차 매매업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전시장에 딸린 서비스센터는 정비업 등록 대상입니다. 그래서 같은 딜러사 안에서도 판매 부문과 정비 부문이 받는 규제가 다릅니다. 중고차 거래에서 성능점검기록부 같은 고지 의무가 붙는 것과 신차 판매가 다른 이유도 이 구분에서 나옵니다.
문제가 생기면 누구에게 말하나
이 글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쓸모 있는 부분입니다. 사안에 따라 책임 주체가 다릅니다.
- 계약, 가격, 인도, 응대 — 계약 상대방인 딜러사입니다. 수입사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 보증 — 정책은 수입사가 정하고 이행은 딜러사 서비스센터가 합니다. 판단이 갈리면 정책 주체 쪽 확인이 필요합니다.
- 리콜(결함시정) — 이것은 계약이 아니라 법정 의무이고, 의무 주체는 제작·조립·수입자입니다. 보증과 리콜을 섞어 말하면 답이 엉킵니다.
- 금융 조건 — 금융사입니다. 전시장에서 받은 안내와 실제 약정서가 다르면 금융사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듣는 말 세 가지
“같은 브랜드면 어느 전시장이든 같다.” 아닙니다. 운영 법인이 다릅니다. 판매 조건과 응대 방식이 갈릴 수 있습니다.
“딜러사가 다르면 가격도 다르다.” 오랫동안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최근 일부 브랜드가 수입사 직접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전국 동일가로 바뀐 사례가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다르므로 일반화하면 안 됩니다. 검토 중인 브랜드가 어느 방식인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수입사에 항의하면 해결된다.”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계약 문제라면 상대는 딜러사입니다. 다만 리콜처럼 법정 의무가 걸린 사안은 수입자가 주체입니다.
시장의 크기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기준 2025년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307,377대로 2024년 263,288대 대비 16.7% 늘었습니다. 참고로 이 협회의 회원사는 수입사이지 딜러사가 아닙니다. 브랜드 수와 판매 조직의 수는 다른 숫자입니다.
브랜드별 딜러사 수나 전시장·서비스센터 수를 인용한 자료를 볼 때는 출처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협회의 공식 통계가 아니라 언론이 개별 집계한 경우가 많고, 수시로 변합니다.
매매업 정의와 정비업 등록은 자동차관리법 제2조, 금융업권 구분은 여신전문금융업법, 딜러사의 독립성에 관한 서술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사례와 판매대리점 관련 법원 판결, 수입 승용차 등록 대수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근거합니다. 유통 방식은 브랜드와 시점에 따라 다르고 수시로 변경됩니다. 이 글은 유통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브랜드, 딜러사, 금융사를 추천하거나 배제하지 않습니다.